언론보도자료
전국 대부분 학교에서 입학식이 열린 4일 오전, 인천 도화동 인천전자마이스터고 체육관에서는 뒤늦은 졸업식이 열렸다. 가운을 입은 남학생 13명과 여학생 5명이 단상에 섰다. 독일 하노버에서 이틀 전 귀국한 이 학교 졸업생들이다. 18명은 지난달 졸업식에 참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졸업생 모두에게 선물한 탁상시계도 이날에야 받았다.
뒤늦게 졸업장을 받은 이유는 독일에서의 ‘도전’ 때문이다. 이들은 독일 현지에서 취업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9월 말부터 두 차례 모두 다섯 달 동안 하노버에 머물렀다. 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 인천시교육청 등에서 예산을 끌어모아 이들의 항공료와 숙식비, 어학원 비용 등을 댔다.
김준형(19)군은 일하는 것을 즐기는 독일사회 분위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기술을 배우기 전에 안전장치 다루는 것을 먼저 배웠어요. 실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게요. 말 그대로 직업교육을 하더라고요.”
명우주(19)양은 스스로 깨우칠 수 있게 해주는 실습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여자라고 봐주는 것 없어요. 똑같이 일을 시키고, 똑같이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18명은 방 두 개짜리 아파트 네 개를 빌려 함께 살았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졸업식 때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카카오톡에 올렸을 때는 “우리는 아직 공부하고 있는데…”하는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고생은 열매를 맺었다. 한국 학생들에게 특별과정을 마련해준 하노버 BBS 노이슈타트 직업학교 측은 “18명 모두 성실하고 실력이 뛰어나다. 전부 독일에 남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18명 가운데 10명은 취업에 필요한 최소한의 독일어 실력을 갖춘 것으로 판정받았다.
학생들은 이달 중순쯤 다시 출국한다. 하노버 상공회의소의 소개로 약 5개월간 독일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할 예정이다. 8월부터는 현지 학생처럼 정식 직업교육을 받는다. 직업교육생이 되면 월급을 받기 때문에 취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인천전자마이스터고 박영조 교장은 “졸업생들의 독일 취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